피알티엔이 지난해 9월 19억원 투자를 유치했을 때 투자자들이 눈여겨본 것은 당장의 매장 수나 매출 곡선이 아니었다. 매장이 100개로 늘어나도 지금과 같은 품질을 낼 수 있는 구조인가 하는 점이었다. 고단백 패스트 캐주얼 브랜드 프로티너(PROTEINER)를 운영하는 피알티엔의 배두환 대표는 “매장을 하나 더 여는 것보다 100개 매장을 감당할 수 있는 공급 구조를 먼저 만드는 게 순서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19억원 투자와 뒤이은 매출 곡선
피알티엔의 지난해 매출은 약 42억원이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고,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를 75억원으로, 2027년 목표를 150억원으로 잡았다. 투자 유치 이후 성장 곡선이 가팔라진 셈인데, 회사는 이 성장의 근거를 매장 수 확대가 아니라 조리 공정의 표준화에서 찾고 있다. 프로티너는 수비드 조리로 온도와 시간을 관리해 조리사 숙련도에 따른 편차를 줄이는 방식을 택했고, 실제 스테이크 마무리 조리 시간은 약 45초에 불과하다.
2026년 6월 문을 연 12평 규모의 가맹점은 개점 두 달 만에 월매출 1억1000만원을 기록했고, 고객 재방문율은 46%에 달했다. 같은 시기 전체 가맹점의 평균 월매출도 9000만원을 넘어섰다. 배 대표는 “직영점은 우리가 잘하면 됩니다. 가맹점은 달라요. 다른 사람이 운영해도 같은 결과가 나와야 합니다. 첫 가맹점은 우리가 만든 시스템이 우리 손을 떠나서도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죠”라고 말했다.
매장이 아니라 인프라에 베팅
피알티엔이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구조는 프로티너를 프론트엔드로, 수비드 공급 인프라 ‘프로젝트M’을 백엔드로 두는 방식이다. 매장을 먼저 늘리는 대신 공급 인프라를 선구축한 뒤 매장을 확대하는 순서를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배 대표는 “저희가 진짜 만들고 싶은 것은 식당 체인이 아니라 인프라입니다. 세계 어디서든 일정한 품질의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회사는 후무스 레시피만 지난 5년간 40회 이상 바꿨다고 밝혔다. 고객 반응과 재주문율 데이터를 계속 쌓아 메뉴 개선에 반영해 온 결과다. 배 대표는 이 데이터가 궁극적으로 AI와 자동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 “경험 많은 조리사가 ‘이 정도면 됐다’고 판단했던 영역을 데이터로 기록하고 공정으로 정의해야 자동화가 가능합니다”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확장성에 대한 시장의 판단
외식 프랜차이즈가 인력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배 대표의 문제의식이다. 그는 “외식 프랜차이즈는 결국 인력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야 해요. 점주나 직원, 주방장의 역량에 따라 생기는 품질 차이를 최소화하고 인력 채용난에서 자유로워져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투자를 집행한 투자자들이 확인하고자 한 것도 결국 이 지점이다. 매장 수가 늘어나는 속도보다, 그 수가 100개에 이르렀을 때도 지금의 재무 지표와 재방문율이 유지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피알티엔은 단기적으로 B2B 유통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해외 2개국 이상 진출을 신사업 목표로 세워뒀다. 배 대표는 창업 초기의 문제의식을 이렇게 요약했다. “맛있고 편한 음식은 건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좋은 재료와 영양을 갖춘 식사는 간편하지 않았죠.” 42억원에서 75억원, 다시 150억원으로 이어지는 매출 목표가 실현될지는 결국 이 공급 인프라가 매장 수 확장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