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에 나설 때 우선 접촉할 자금 풀이 구체적인 숫자로 드러났다. AI 펀드 매칭 서비스 브이씨루트(VCroute)가 공개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년 10월 1일 기준 비수도권 13개 시도에서 신규 투자가 가능한 지역 펀드는 159개, 결성액은 약 2조3000억원이다. 브이씨루트를 운영하는 벤처플랫폼(대표 박준호)은 창업기업 소재지를 반영해 해당 지역에 투자 의무가 있는 펀드를 우선 추천하는 ‘지역 펀드 매칭’ 서비스를 시작했다.

딜 조건: 소재지로 걸러내는 투자 의무 펀드
지역 펀드는 약정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해당 지역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출자 공고상 지역 투자 의무가 명시된 투자기간 중 펀드 426개를 분석한 결과 평균 의무비율은 63%였고, 대부분 50~75% 범위였다.
창업자가 회사 이름을 검색하면 소재지가 자동 반영되고, 투자 의무가 있으면서 투자기간이 남은 펀드가 우선 제시된다. 공개 공시자료는 브이씨루트가 자체 수집·정제해 분석한다.
브이씨루트 측은 어떤 펀드가 투자기간 중인지, 자신의 소재지가 투자 조건에 해당하는지 창업자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문제로 짚었다.
시장 시그널: 지역별 펀드 규모와 투자 집중도
지역별로는 부산이 펀드 35개, 7854억원으로 가장 많다. 충남은 20개·3031억원, 전북은 19개·1057억원, 강원은 16개·2113억원이다. 대전 15개·2640억원, 경남 14개·2118억원, 경북 10개·1445억원도 집계됐다.
투자 실적도 지역 쏠림을 보였다. 부산 지역 펀드의 투자 건 중 부산 기업 비중은 54.3%로, 전체 펀드의 3.7%보다 14.6배 높다. 강원 지역 펀드는 강원 기업 투자 비중이 47.6%로, 전체 펀드의 1.1% 대비 42.3배다.
지역 집중도는 경남 33.2배, 제주 32.6배, 전북 15.3배로 나타났다. 투자 건수를 반영한 지역 펀드의 지역 집중도 전체 평균은 6.8배다.
박준호 대표는 “지방 창업자도 대부분 서울의 큰 운용사부터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같은 지역에는 그 지역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펀드가 2조원 넘게 있다. 소재지 하나로 그 펀드를 먼저 만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서비스 현황
브이씨루트는 2026년 10월 1일 기준 펀드 8570개, 투자자 4855곳, 기업 8만3711곳의 데이터를 구축했다. 이 가운데 최근 3개월 내 결성된 펀드는 191개다. 9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펀드 타이밍 매칭 기술은 특허 제10-2985658호로 등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