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업 시그마체인이 국내 대표 SNS였던 싸이월드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히며 ‘싸이월드 3.0’ 서비스 재개 계획을 공개했다. 그러나 같은 날 같은 건물 같은 층에서는 김호광 전 싸이월드 대표(현 베타랩스 대표)가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권 양수도 절차와 데이터 복원 방식에 문제를 제기해, 이번 인수를 둘러싼 조건과 리스크를 동시에 들여다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인수 조건과 서비스 로드맵
시그마체인은 이날 서울 명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싸이월드 인수 완료 사실과 함께 향후 서비스 일정을 밝혔다. 회사 측은 3200만명 이상이 이용했던 과거 데이터 중 약 170억건의 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6년 10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해 2027년 상반기 정식 오픈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피터한 시그마체인 글로벌 총괄은 간담회에서 싸이월드 3.0의 사업 방향과 서비스 계획을 직접 설명했다.
시그마체인은 자체 개발한 메인넷의 처리 성능이 초당 30만 TPS(KOLAS 인증)에 달한다고 강조하며 기술적 기반을 부각했다. 다만 블록체인 활용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자체 코인 발행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장 취재진의 질문은 데이터 복원 방법과 개발인력 확보, 자금력, 수익모델, 도메인 확보 여부, 블록체인 활용 방식 등 인수 이후 실질적인 실행력에 집중됐다.
도메인 분쟁과 사업권 리스크
‘cyworld.com’ 도메인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처분금지가처분과 영업양수도 계약 효력을 다투는 소송이 함께 걸려 있는 상태로, 2025년 4월 30일 도메인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그마체인은 도메인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도메인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사업 안정성을 판단할 때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싸이월드 사업권은 싸이월드제트에서 싸이커뮤니케이션즈로 넘어간 뒤 시그마체인이 이를 인수하는 구조를 거쳤다. 김호광 전 대표 측은 바로 이 양수도 절차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서비스 재개에 앞서 데이터 보안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싸이월드가 정상적으로 부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면서도,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 방식이 개인정보 삭제나 잊힐 권리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함께 전했다. 그는 또 “이제 코인 이야기를 할 때가 지났다”고 말하며 사업 실행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남겼다.
투자 유치 계획이 던지는 시장 시그널
시그마체인은 국내외 투자와 파트너십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서비스 안정화 이후에는 해외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으며, K컬처 확산과 맞물려 글로벌 투자 및 파트너십 유치를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싸이월드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후속 투자 라운드를 준비하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같은 날 같은 층에서 인수 측과 전 경영진이 각각 별도의 기자회견을 여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되면서, 사업권 양수도 절차의 적법성과 데이터 보안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투자 유치 과정에서도 이 리스크가 계속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3200만명이 이용했던 서비스의 부활이라는 상징성만큼이나, 계약 효력 소송과 도메인 분쟁이라는 법적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실사 항목에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