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DDP를 시작으로 베트남 하노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프랑스 파리까지, 김세훈 스미스 대표는 정부 지원사업과 민간 투자를 엮어 사업을 키워온 8년을 지나왔다. 캐릭터 IP와 MCN, 지역 콘텐츠, 컴퍼니빌딩·스타트업 투자를 거쳐 최근에는 K브랜드 해외 유통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정책자금이 실제 사업으로 집행되고, 민간 투자와 모태펀드가 결합하는 구조를 직접 경험하며 투자자로서의 역할도 겸하게 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 대표는 정부 지원사업을 창업 4년 차에 처음 활용했다. 이후 정책자금 집행 경험을 바탕으로 모태펀드와 연계해 투자할 기업을 발굴하고, 수출 콘텐츠 분야 펀드에 LP로 참여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창업 초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마케팅 강의를 진행하며 쌓은 현장 경험이 이후 정책자금·모태펀드 구조를 이해하는 밑거름이 됐다.
사람을 붙여 회사를 만드는 방식
스미스의 확장은 화려한 라운드 클로징보다는 시장 변화가 보이면 소규모라도 먼저 진입해 직접 검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2017년 겨울 인형뽑기방이 유행할 때 김 대표는 일본 캐릭터 라이선스를 확보해 15~25cm 크기 인형을 약 60만 개 판매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코로나19를 거치며 크리에이터·지역 축제 시장의 변화를 읽고 핑크퐁, 캐치! 티니핑 등 캐릭터 IP 공연·행사 권리를 확보해 싱어롱쇼·LBE 사업을 연간 약 600회 규모로 키웠다. 2021년에는 대한민국 동행세일 인플루언서 부문에도 참여했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다 알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일단 해보고 시장에서 워킹하는 방법을 찾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방식은 컴퍼니빌딩과 투자 단계로도 이어졌다. 2022년부터는 5년 이상 함께한 직원의 독립을 지원해 별도 회사를 만드는 이른바 ‘졸업’ 구조를 운영해왔고, 이렇게 설립된 회사는 스미스 외에 현재 6곳에 이른다. 김 대표는 “제가 못하는 영역을 이 친구가 더 잘해서 기업을 키울 수 있다면 같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보지 못하는 시장을 그 친구가 볼 수도 있으니까요”라고 설명했다.
60억원 규모로 성장한 해외 유통 사업
가장 최근 확장 영역은 K브랜드 해외 유통이다. 롯데홈쇼핑과 KOTRA가 함께하는 해외 유통 판로 개척 사업은 약 6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더 그로브(The Grove)에서는 K-뷰티·라이프스타일 팝업 ‘이설(EESEOL)’을 운영하며 현지 소비자 접점을 만들었고, 프랑스 파리와 베트남 하노이에서도 유통·마케팅 활동을 이어갔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국내 유통 채널에서 쌓은 경험이 해외 진출의 기반이 됐다.
김 대표는 현지 네트워크를 처음부터 갖추기보다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가는 방식을 강조한다. 그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처음부터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 나가서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접근은 정부·기업·콘텐츠·유통 등 이종 영역의 자산을 조합해 새 사업을 만들어온 그의 방식과 맞닿아 있다.

스미스는 앞으로 해외 팝업·마케팅을 통한 K브랜드 소개에서 나아가 현지 유통·판매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유통망 구축을 논의 중이다. 김 대표는 “다시 15년 전으로 돌아가 제가 20대 때 했던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K자가 붙은 브랜드를 해외에 판매하고 유통해볼 기회가 생긴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정책자금과 민간 투자, 모태펀드가 결합하는 구조를 직접 겪어본 김 대표는 이제 LP로서 투자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무엇이든 노하우와 방법이 있을 텐데 괜히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한번 들이받아볼까, 저는 항상 그 생각부터 하는 것 같아요”라며 실패 가능성 때문에 시도를 미루기보다 직접 부딪혀 가능성을 확인하는 태도가 지난 8년의 확장을 가능하게 한 축이었다고 전했다. 정부 지원사업 활용에서 시작해 LP 투자자로 이어진 그의 이력은, 정책자금이 창업 생태계에서 어떻게 후속 민간 투자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는다.